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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국 통화(돈)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by infomatrix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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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화(돈)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가 오늘날 편리하게 사용하는 지폐와 동전은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해온 결과입니다. 한국의 통화는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기능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 통화의 역사를 고대부터 현대까지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고대의 물물교환과 초기 화폐

한반도에서는 통화가 도입되기 이전, 쌀, 직물, 소금, 조개껍데기 같은 물품이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물물교환 시대를 거쳐, 삼국시대에는 중국의 화폐가 유입되면서 금속 화폐의 사용이 시작됩니다.

특히 신라 시대에는 ‘성덕대왕신종’과 같은 동종 형태의 금속 주화가 존재했으며, 통일신라 후기에는 ‘해동통보’ 같은 동전이 발행되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서는 여전히 쌀, 포, 비단 등이 주요 거래 수단이었습니다.

2. 고려시대의 저화와 활구

고려시대에는 처음으로 우리나라 독자적 지폐인 ‘저화(楮貨)’가 등장합니다. 이는 고려 말 공양왕 때 종이로 만든 지폐로, 중국 원나라의 교초(交鈔)를 모방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종이화폐의 신뢰 부족과 유통 인프라 미비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고려 말에는 은화 ‘활구’가 유통되었는데, 이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주로 사용된 통화였습니다.

3. 조선시대의 상평통보와 화폐 개혁

조선시대 초기에는 주로 쌀, 포, 면포 등이 거래 수단이었지만, 조선 중기 이후 금속화폐의 본격적 유통이 시작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평통보(常平通寶)’입니다.

  • 처음에는 인조 시기 시험적으로 주조되었으며, 숙종 시기 대대적으로 유통 확대
  • 청동으로 제작된 동전으로, 전국적으로 통용되었음
  • 이전보다 통일된 화폐체계를 통해 조세 징수 및 상업 활성화에 기여

조선 후기로 갈수록 다양한 형태의 화폐(엽전, 당백전 등)가 등장했고, 점차 상업화된 경제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4. 대한제국과 근대 통화 제도

1892년, 대한제국 정부는 근대적 화폐인 은본위제 기반의 ‘원’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지폐와 은화 중심의 통화 체계를 정비합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 화폐는 ‘대조선은행권’이 있으며, 일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910년 일제 강점기로 들어서며, 한국의 독자적 통화 발행은 중단되고, 조선은행권(일본 제국주의 발행)이 강제로 유통되며 식민지 경제체제로 편입됩니다.

5.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통화 체계

광복 이후 1945년에는 미국 군정 아래 조선은행권이 한동안 사용되었고, 1950년 한국은행이 설립되면서 ‘대한민국 원화(KRW)’가 정식 통화로 자리잡습니다.

  • 1953년: 화폐개혁을 통해 환(圜)에서 ‘원’으로 전환
  • 1970~80년대: 고도성장기 동안 통화량 급증
  • 1997년: 외환위기 후 금융 시스템 개혁과 외환 보유 강화

6. 현재와 미래의 통화

현재 대한민국의 공식 통화는 ‘대한민국 원(KRW)’이며,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2009년 이후 지폐에는 위조 방지를 위한 첨단 보안 요소(홀로그램, 색변환 잉크 등)가 적용되었으며, 점차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화폐(CBDC: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에 대한 연구와 실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과의 접목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맺음말

한국의 통화 역사는 단순한 돈의 변천사가 아니라, 한민족의 정치·경제·사회·기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물물교환에서 시작해 종이화폐, 금속화폐, 전자화폐를 거쳐 이제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융으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통화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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